십분의 일을 냅니다. (와인 관련 책 후기) 0052
저희 가족은 책 읽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도서관에 자주 가는 편입니다. 집 앞의 노원평생학습관, 중랑상봉도서관, 중랑양원숲속도서관 이 3개의 도서관이 저와 가족에게는 최고의 장소입니다.
요즘 와인에 꽂혀있다보니 와인 관련 도서를 많이 읽고 있습니다. 그런데 '와인'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하는데 이 책이 검색결과에 나타났습니다. '이 책은 뭐지?'라고 하며 빌려왔습니다. 처음에는 와인 바라는 문구가 있어서 와인 바의 재미난 와인이야기인 줄 알고 즐거워했었는데, '와인'에 대한 책은 전혀 아니고, 와인에 대한 내용이 거의 안 나오는 그냥 와인바 창업부터 운영하고 있는 삶의 이야기입니다.
1. 도서명 : 십분의 일을 냅니다. (부제 : 사장이 열 명인 을지로 와인 바 '십분의일'의 유쾌한 업무 일지)
2. 지은이 : 이현우 지음
3. 출판사 : RHK (알에이치코리아)
4. 발행일 : 2020년 2월 25일 (1쇄)
5. 가격 / 페이지 : 14,000원 / 267페이지
6. 대여장소 : 중랑 양원숲속도서관
7. 십분의 일을 냅니다. 나만의 독서 후기
(1) 이제는 소설보다는 에세이나 다양한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가 좋습니다.
초등학교 다닐 때에 정비석 작가님의 소설 동의보감을 시작으로 베니스의 개성상인, 목민심서 등을 읽으면서 한참 동안 소설에 빠졌었고, 읽는 도서의 80%가 소설책으로 독서 편식이 심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대학교를 다닐 때에는 전공서적들과 각종 교양서적들을, 취업하기 위해서 토익책과 자기 계발서를 많이 읽고 공부했었습니다. 취업을 하고는 여러 가지 필요한 직무가 변경이 될 때마다 내 필살기를 만들기 위해서 많은 자기 계발서와 지식함양을 위한 교양서적을 읽었습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자기 계발서는 많은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똑같은 내용이 많았고, 내가 실천을 안 해서 그렇지 더 이상의 의미는 크게 없었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스페인 고전 작가인 '발타자르 그라시안' 책 한 권이면 처세술과 자기 관리는 끝나는 것인데, 자기계발서 독서가 의미 없지는 않지만 너무 많이 읽었고, 리더십은 조코 윌링크의 '네이비씰 승리의 기술' 한 권이면 대부분의 상황에서는 적용되는 리더십이라고 생각됩니다. 이후 간간히 일본소설가들의 소설 특히 추리소설들을 많이 읽었는데, 지나고 보니 시간이 좀 아까웠다는 생각이 듭니다. 흡입력은 있었지만, 남는 것들이 별로 없었어서 다 읽고 나서 허망한 경우가 너무 많았고, 안 좋은 기억들로 문득 떠올를 때마다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요즘은 나이를 먹었는지 다른 사람들의 일상적인 삶의 이야기들이 너무 재미있습니다. 일반사람들도 모두 작가가 될 수 있는 삶의 이야기들이 너무 재미있습니다. '그 사람의 삶은 이렇구나', '내가 모르는 이런 세계들이 있었구나'하며 책을 읽으며 울고 웃으며 책을 부담 없이 즐기고 있습니다.
(2) 책의 내용은..
그냥 을지로의 와인바 인 '십분의일'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운영되는 것에 대한 시간적 흐름에 따라 기록된 책입니다.
와인에 대한 내용은 없다고 봐도 됩니다. 마지막에 잠깐 언급되고 어떤 와인이 취급되는지 메뉴에 있는지 그런 내용은 전혀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냥 현재 저의 근무처가 을지로이다 보니 10년 동안 을지로에서 을지로가 힙지로로 변하는 모습을 보고 있었던 한 샐러리맨으로서 공감이 되는 내용도 많았고 읽다 보니 와인과는 별개로 가게가 만들어져 가는 것에 대한 궁금함이 커져서 금방(아침/저녁 출퇴근 지하철과 점심시간에 짬 내서 다 읽어서, 3시간) 다 읽었습니다.
작가의 마음과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았어서, 그리고 내가 잠깐 고민했었던 것에 대한 결과물과 비슷한 사업까지.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중간중간 위트 있는 부분으로 피식피식 하며 즐겁게 다 읽었습니다. 시간 날 때 편한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즐거운 책이었습니다.
(3) 십분의일 가게가 아직도 있는 거겠지?
오늘 점심때에 어떻게 하다 보니 혼자 식사를 하게 되어서, '십분의일'가게가 있는지 찾아 나섰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찾아 나선 것까지는 아니고 그냥 점심 먹으러 나가다 있는지 확인하러 갔습니다. 자주 가던 베트남 식당 '촙촙' 대각선 뒤 건물로 네이버 지도에서 확인 후 '촙촙' 옆 골목을 지나가는데, 잘 안 다니던 작은 인쇄골목에 왜 이리 작은 바와 가게들이 생겼는지, '십분의일' 간판은 찾지도 못했고 반대쪽 골목으로 나왔습니다. 책에서 사람들이 잘 못 찾는다고 했었는데, 그 말이 딱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다시 거꾸로 들어가 'T'모양의 구석 건물 앞에서 작은 입간판과 가게에서 설명했던 멋진 문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인증샷)
'십분의일'을 검색해 보니 많은 리뷰글과 메뉴들을 볼 수 있었는데, 책에 나온 '짜파게티와 계란', 추가로 메뉴에 들어간 '올리브'가 있고, 다양한 와인들도 있어서 방문하면 즐거울 것 같습니다.
지금은 책에서 언급된 메뉴인 짜장라면(서울시스터즈 김치짜장면[팔도])과 와인 한잔(진로 레드 와인) 하며 이 글을 쓰고 있는데, 원래도 좋아하는 조합인데 아주 맛있습니다.
을지로 인쇄골목 근처에 있는 작은 와인바 '십분의 일', 이 책을 읽기 전까지 회사 근처에 이런 가게가 있는 줄도 몰랐습니다. 을지로가 '힙지로'라는 별명을 얻으면서 골목골목 개성 있고 멋지고 맛있는 가게들이 많은데 몰랐었네요. 1주일에 한 번은 그 가게 근처의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전혀 몰랐습니다. 조만간 팀원들과 저녁 식사 후에 들러 보려고 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와인바 시작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좌충우돌 가게가 돌아가는 모습이 꾸밈없이 거짓 없이 이어지는데 읽으면서 즐겁기도 하면서 작가님의 생활이 조금은 걱정되기도 했습니다. 지치고 힘든 을지로의 샐러리맨들에게 퇴근 후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작은 가게로 오랫동안 운영이 되었으면 합니다.
'도서 (Book)'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경일의 지혜로운 인간생활 _ 독서 후기 70 (0) | 2023.11.05 |
---|---|
마흔에서 시작하는 은퇴공부 _ 독서 후기 69 (2) | 2023.10.05 |
슈트, 남자의 미래를 바꾸다 _ 독서 후기 68 (2) | 2023.10.04 |
와인이 있는 100가지 장면, 영화 속 와인 안내서 (와인 도서 후기) 0051 (0) | 2023.03.25 |
세상에 맛있는 와인이 너무 많아서 (도서 후기) 0046 (0) | 2023.03.1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