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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Book)

잉크, 예뻐서 좋아합니다. 만년필도요 _ 독서 후기

by David Shin 2024. 3. 13.

잉크, 예뻐서 좋아합니다. 만년필도요 _ 독서후기 71

 

 

잉크, 예뻐서 좋아합니다. 만년필도요 도서 표지
잉크, 예뻐서 좋아합니다. 만년필도요

 

 

  저는 청록색과 회색 잉크를 좋아합니다. 실제로 좋아하는 색상은 파란색, 하늘색인데 요즘 만년필로 필기를 하며 공부하다 보니 가독성이 좋은 색상에 손이 자주 갑니다. 연초에 읽었던 잉크와 만년필에 관한 책을 꺼내어 후기를 남겨봅니다. 만년필에 관심이 있는 초보들에게는 아주 좋은 안내서가 될 것 같습니다.

 

 

 


 

 

1. 도서명 : 잉크, 예뻐서 좋아합니다. 만년필도요

 

2. 지은이 : 이선영 (케이캘리)

 

3. 출판사 : 한스미디어

 

4. 발행일 : (1쇄) 2022년 11월 18일

 

5. 가격 / 페이지 : 15,000원 / 282 페이지

 

6. 구입/대여 : 영풍문고, 23년 12월

 

 


 

 

7. 목차

 

 ① 잉크 쓰기 전에, 만년필부터

 - 대표 만년필 브랜드, 만년필 용어, 입문 만년필 추천, 내 만년필을 소개합니다. 만년필 다루는 법, 만년필 Q&A

 

 ② 잉크는 어렵지 않아, 재밌어요

 - 대표 잉크 브랜드, 잉크 용어, 잉크 쓰기 좋은 종이, 잉크 Q&A

 

 ③ 더 넓은 잉크의 세계로 퐁당!

 - '케믿사' 잉크 추천, 하늘 아래 같은 잉크는 없다. 잉크를 통해 취향 찾기

 

 ④ 문구를 누리는 나만의 방법

 - 문구를 즐기는 법, 나만의 잉크 정리법, 문구 여행기

 

 ⑤ 에필로그 

 

잉크 예뻐서 좋아합니다. 만년필도요. 전면 표지
잉크 예뻐서 좋아합니다. 만년필도요

 

 

 

8. 후기

 

  어려서 서예를 통해 글씨에 세계를 접한 저는 약 20년 동안 붓글씨를 써왔습니다. 항상 바른 글씨를 쓰면 기분이 좋아지고, 바른 글씨를 통하여 기록과 공부를 해왔습니다. 붓은 항상 가지고 다니며 사용할 수는 없지만, 다른 필기구들을 항상 필통에 꽉꽉 채우고 학교에 다녔고, 회사에서도 다양한 펜을 가지고 근무했었습니다. 

 

  연필도 좋아하지만 흑연가루가 손에 묻기도 하고 몇 페이지에 힘줘서 쓰면 베기기도 하고, 볼펜은 힘을 줘서 써야 하고, 젤러펜 종류들도 이쁜 색을 보여주기는 하지만 단점들이 있어서, 수성펜과 만년필을 주로 많이 사용합니다. 최근에도 지인들에게 선물 받은 만년필에 잉크를 넣어서 필기를 하고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만년필은 귀찮은 펜입니다. 자주 쓰지 않으면, 잉크가 말라서 처음에 글씨가 안나오기하고, 잉크가 졸아서 원래 잉크색상보다 진하게 나오기도 하고, 잉크가 튀기도 하고, 잉크를 다 쓰면 충전도 해줘야 하고 일반 볼펜들과 비교했을 때에 너무 귀찮은 펜입니다. 하지만, 만년필 각자의 닙(펜촉) 굵기 중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굵기를 찾는다면, 종이 위를 스치듯이 마치 스케이트 타듯이 미끄러지는 펄감을 느낀다면 좋아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또한 손에서 힘을 빼고 글씨를 쓰면 많은 양을 필기해도 손과 손목이 아프지 않습니다. 또한 이쁜 캘리그래피도 할 수 있고, 저는 '사각사각' 소리를 귀로 들으며 필기하는 느낌은 집중도가 향상되어 더욱 몰입하게 됩니다. 

 

  한국 모나미의 잉크, 영국의 디아민, 독일의 펠리컨, 그라폰 파버카스텔, 일본 파이로트사의 이로시주쿠 등의 다양한 색상의 잉크를 가지고 있는 저는 요즘 그레이 색 잉크를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눈이 피곤하지 않으며, 가독성이 좋고 일반 연필 수준의 색상이 차분하게 느껴집니다. 만년필을 사용한 초반 10여 년 전에는 대부분 검정과 파랑, 남색 계열의 잉크와 진한색을 많이 사용했었는데,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강렬한 색보다는 차분하고 가독성이 좋으면서, 눈이 편한 색상을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잉크 예뻐서 좋아합니다. 만년필도요 中 (디아민 잉크 설명 내용)
잉크 예뻐서 좋아합니다. 만년필도요 中 (디아민 잉크 설명 내용)

 

 

  글씨와 캘리그래피에 대한 책은 시중에 많이 나와 있으나, 잉크와 만년필에 대한 책은 우리나라에서 찾기가 힘들었습니다. 일본은 관련도서가 꽤 많이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만년필에 대한 간단한 설명과 잉크에 대한 소개만으로도 만년필 입문으로 참 좋은 책입니다. 처음에 만년필 브랜드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 있습니다. 이 부분은 조금 아쉬웠습니다. 물론 유튜브나 인터넷을 찾으면 많은 초보자용 만년필부터 고급자, 고가의 만년필도 있었지만, 지면을 좀 할애하여, 브랜드의 대표 만년필들을 조금 더 넣어줬으면 초보자에게 더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의 제목에서 나와있듯이 '잉크'에 대한 이야기가 한 보따리여서 이미 만년필을 많이 사용하시는 분들에게는 흥미가 없는 부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약간은 듭니다. 하지만, 초보자를 위한 만년필 잉크 주입 방법, 만년필 세척법, 만년필 사용하는 방법까지 나와서, 만년필에 관심이 있는 초등학생들이 읽어도 이해하기 쉬울 것 같습니다. 

 

  본격적으로 잉크에 대한 이야기는 깊이가 있어서 너무너무 만족했습니다. 이런 잉크 이야기 너무 좋습니다. 많은 잉크 브랜드들이 있지만, 저는 영국의 디아민 잉크를 가장 좋아합니다. 정말 다양한 잉크 색상이 타 브랜드에 비하여 너무나 저렴한 가격으로 접할 수 있고, 준수한 품질을 가지고 있어서 애용하고 있습니다. '얼 그레이(Earl Grey), 아쿠아 라군(Aqua Lagoon), 플로리다 블루(Florida Blue), 뮬드 와인 (Mulled Wine)' 등 이쁘고 아름다운 색상이 많이 있습니다.

 

  일반 볼펜에서는 볼 수 없는 펄잉크와 글씨에 잉크와 다른 색상이 뜨는 테잉크, 색분리가 일어나는 잉크들도 만년필과 딥펜을 사용하는 사람들만 알 수 있는 즐거움을 주는 잉크들입니다. 이런 잉크에 빠지면 헤어 나오기가 어렵습니다. 저도 테가 많이 뜨는 잉크들을 기분전환으로 사용하는데, 다음 글자를 쓰기 전에 마르지 않고 말라가는 변화를 보이는 앞의 글씨들을 보면 괜스레 우울한 감정도 사라지게 됩니다. 만년필의 마법입니다.

 

  만년필은 일반 볼펜들보다는 잉크가 많이 나오기 때문에 M닙 이상 B닙 정도가 되면 종이가 잉크를 버티지 못하면 뒷면에 배어 나와 반대면에 글을 쓰기가 어렵습니다. 매직으로 일반 종이에 쓰면 반대면에 보이는 것과 비슷한데, 만년필과 잉크를 잘 받아주는 종이들은 잉크의 본래 색상을 잘 뽑고, 종이 뒤면도 무리 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책에서는 잉크 쓰기 좋은 종이들과 노트, 다이어리도 추천해 줍니다. 만년필 유저들은 온라인 카페나, 유튜브나 블로그 글을 통해서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지만, 만년필 입문자는 이 책을 통하여 많은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이 너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책의 정말 하이라이트는 브랜드의 주요 잉크에 대한 색상과 설명입니다. 정말 다양한 색상을 잉크차트로 만들어서 내가 다음에 사용해 보고 싶은 잉크들을 찾을 수 있게 해주는 완벽한 안내서라고 봐도 될 정도입니다. 제가 가지고 있지 않으나 궁금한 잉크들의 색상과 실제로 종이마다 특성이 달라서 내가 인터넷 쇼핑몰에서 본 색상과 달라 실패할 경우를 줄여주고, 시간이 없어서 오프라인 만년필 매장에서 시필을 할 수 없다면, 좋은 참고서가 될 것 같습니다. 

 

 

Diamine Shimmer Ink (Cobalt Zazz), Sheen Ink (Polar Glow)
Diamine Shimmer Ink (Cobalt Zazz), Sheen Ink (Polar Glow)

 

Diamine Earl Grey, Red Dragon, Monami Purple(붉게 물든 포도송이), Pink (활짝 핀 작약)
Diamine Earl Grey, Red Dragon, Monami Purple(붉게 물든 포도송이), Pink (활짝 핀 작약)

 

 


 

 

  저는 선물로 받고 오래된 잉크까지 꽤 많은 잉크를 가지고 있는 저는 업무 할 때 사용해서 30ml, 50ml 병을 각각 한 번 비워봤습니다. 일반 컨버터에 잉크를 충전해서 글씨를 쓰면 만년필 F닙(펜촉) 기준으로 A5 용지 11~14장 정도 쓰는 것 같은데 그 충전 양이 1ml 전후로 작은 양이서, A5 500장은 써야 50ml 병을 다 쓸 수 있을 텐데, 반도 사용하지 않은 잉크들도 많이 있습니다. 손이 안 가는 잉크들도 물론 많이 있습니다. 저도 가지고 있는 잉크를 잘 써야겠습니다. 

 

  온라인으로 공부하는 요즘 세대들은 노트에 글씨는 비율이 많이 줄어 펜들의 사용빈도 수도 낮고, 글씨도 잘 안 쓰는데, 많은 분들이 글씨를 쓰는 즐거움을 느껴봤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정말 좋은 책은 통필사(전체 책을 그대로 베껴쓰기)하며 느리게 느리게 책을 읽는 즐거움도 느끼고 있습니다.

 

  더 글을 쓰면 사족이 많아져서... 옆에 두고 이쁜 잉크 찾을 때 자주 읽어봐도 좋은 책입니다.

 

 

PENBBS 해염 잉크로 필사한 그림
펜브스 해염 (PENBBS 海焰) 잉크

 

 

모나미 노을지는 사막 오렌지 (Monami Orange) 잉크로 필사
모나미 노을지는 사막 오렌지 (Monami Orange) 잉크

 


 

   * 더 많은 만년필과 잉크 정보는 네이버 문방삼우 카페, 유튜브 '잉크잉크', '문구대장정' 등 많은 유튜브 채널 참고하시면 많은 정보를 얻으실 수 있습니다.

 

그라폰 파버 카스텔 (요자쿠라 잉크), 나왈 애스퍼 브론즈 만년필
그라폰 파버 카스텔 (요자쿠라 잉크), 나왈 애스퍼 브론즈 만년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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